메인메뉴 바로가기
왼쪽메뉴 바로가기
하단메뉴 바로가기

사연참여 게시판

생각의 가둬둠에서 깨뜨림으로 작성일 2019.02.12
작성자 청바지목사

지난 1월 5일에 진행된
‘향기나는 사랑탄’ 나눔 후기입니다.


#1.
올해는 연탄 제공 세대와
온수매트, 따뜻한 옷을
전달할 분들을 확대하려고
맘먹고 기도했습니다.
정말로 넓혀져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기분이 업(up)되었어요.
이 일을 위해
몇몇의 주민센터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다 제 맘 같지 않더군요.
내 일처럼 처리해 주기를 원했지만,
분주한 업무와 관심 부족으로
제 부탁까지 신경 써서
꼼꼼히 챙겨주지 못한 것이
못내 서운했습니다.


신신당부하면서,
연탄배달과 온수매트 전달 가정에
연락을 원했는데도,
‘예?’라며
처음 듣는 말처럼 대할 때는
화가 나려고 하더군요.
개인정보를 줄 수 없다면,
일처리를 깔끔하게 해줘야 하는데...
속이 부글부글하더군요.
이곳에 나눔을 중단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불편한 마음을 붙잡고
밤에 기도를 하는데,
하나님께서 이런 깨달음을 주시더군요.
진아!
잘 생각해보렴.
너 한 사람의 기분 때문에,
도움을 받아야 할 분들이
따뜻함을 제공 받지 못하면
어떻게 나눔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니?
너의 감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추위를 녹일 따뜻함을
그분들에게 전하는 거야!
너의 감정 따위는 접어둬, 넣어둬


내 행복을 위한 나눔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하나님은 깨뜨려주셨습니다.
추위가 따뜻함으로 바뀔 분들의
행복을 위한 나눔인데,
내 감정에 몰입해 있었던 것이죠.


추스른 마음으로
어르신들의 집들을 방문할 때,
눈물을 흘리시며 두 손을 꼭 잡아주시고,
사랑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생강차 한잔에 서운함을
단숨에 마셔버렸습니다.


#2.
사랑탄 나눔의 발목을 잡는 것이 있었는데,
눈과 감기(독감)였습니다.
D-day를 하루 앞두고,
대설주의보가 내려서
상황이 알 수 없었죠.
내 맘도 대설주의보였으니까요.


연탄사장님은
아침 일찍 기운 빠진 목소리로
전화를 주셨어요.
‘목사님ㅠㅠ
물건을 실을까요?’
제가 자신 있게 대답했죠.
‘걱정마시고, 물건 실으세요!’
걱정은 됐지만,
사랑탄 나눔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1년 전부터 계획하고,
진행하시는 일이기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기예보를 예의주시하며
하나님께 맡기면서
가족들과 기도했죠.


D-day 새벽부터
쏟아지는 눈이
내 맘에 수북이 쌓이더군요ㅠㅠ
밖을 나가보니,
눈길 걷기가 힘들정도였구요.
큰길은 제설차가
작업을 해주지만,
어르신들 집의 골목은
계속 쌓여갈 것인데,
걱정입니다.


카톡도 울더군요.
날씨 때문에 참석을 못하겠다구요.
눈물을 머금고
과감히 결정했습니다.
한 주간 뒤로 말입니다. 


D-day가 다가오는데,
이번엔 감기(독감)가
휘몰아치더군요.
사랑탄 원정대원들이
15명 정도가
감기와 일정변경으로
불참을 통보했습니다.


기분이 꿀꿀한데
전화 한 통이 울렸어요.
초등학교 4학년인 교회 아이가
갑자기 감기에 걸린거예요.
향기나는 교회 아이들에겐
사랑탄 나눔 시즌이 되면
귀에 쏙쏙 박히도록 신신당부를 합니다.
“무조건 감기 걸리지 말자!”


아이의 언니가 저에게
전해주더군요.
목사님! ‘담이’가 감기에
걸려서 막 울려고 해요.
사랑탄 배달하러 가야 하는데,
병원에 입원하면 못 간다고 울먹거려요.
어떻게 하죠?”

 
진심이 담긴 아이의 고백에
가슴이 울컥!
아이의 아름다운 마음 길에
무거운 제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더군요.
사랑을 몸으로
알려주는 이런 아이들이 있기에,
제 걱정은 넣어두기로 했습니다.
더 이상의 숫자파악을 멈추고,
편안함으로 주변 분들에게
기도부탁만 했거든요.


하나님은 당일 60여명의 원정대원들을
보내주셨고,
후끈후끈한 열기로
사랑탄 나눔을 마쳤습니다.


#3.
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이 분에겐 한 가지 사연이 있는데요.
첫 번째 D-day 당일에
할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사망을 하셨어요.
마음이 무겁더군요.
전화를 드렸더니
장례 치러야 항께,
연탄을 줘도 못 받아
오늘은 오지 마씨오
.’


배달하는 날,
할머니께 인사드렸더니,
아이고, 나는 연탄 받으면 안되는디,
연탄 받으믄 교회가야 되잖애.
교회 다닐 자신이 없는디’

할머니의 하소연이 이어졌습니다.
나가 연탄쿠폰을 못 받았단 말이요.
동사무소에 물어봤는디,
기간이 지났다고 그럽디다
그란디 어째 알고 여기를 왔소.
아따 나가 미안하고 고마워서
몸둘 바를 모르것네
.’


‘나가 사례를 좀 하고 싶은디’
말씀하시며,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으시더군요.
순간 ‘돈을 주시려고 하는구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 교회 오시라는 것도 아니구요.
돈은 더더욱 주지 마세요.
그냥 따뜻하게 보내시라는
저희의 마음 받아주세요.
미안해하지 마시고,
올겨울 연탄불로 따뜻하게 보내시는 것이
고마움을 갚는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


할머니는 미리 준비한
까만 봉투를 건네시며
‘얼마 안 돼, 귤인디 여기 온
아그들이랑 먹어요.’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의 파도로
넘실거립니다.

목록

프로그램 정보



제작 /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