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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참여 게시판

봄의 향기를 먹는다. 작성일 2021.04.14
작성자 맑은샘가

엊그제 성일네 밭에서 뜯어온 쑥을 삶아 갈아서 쌀가루에 반죽하여 쑥 개떡을 만들었다.

남은 쑥은 된장 풀어 쑥국을 끓이고 취나물 오가피나물 머위나물을 무치고 두릅은 살짝 데쳐 양념장 곁들여놓고 부추도 일부는 겉절이하고 반은 전 지져서 교회로 갖고 갔다, 가면서 삼겹살 서너근 끊어갔더니 권사님은 교회 밭에서 키운 쌈채들 상추, 당귀, 방풍, 케일, 곰취, 대파등을 뽑아서 다 씻어 놓으셨다. 가끔씩 갖는 교회식구들의 삼겹살파티. 식탁 위에 차려 놓으니 더 없이 풍성하고 오지다. 이번에는 완전 직접 키우고 직접 채취한 봄나물 잔치. 이럴 때는 하나님 손길이 아주 가까이 숨결처럼 느껴지고, 변함없는 계절의 순항과 우주의 운항이 신비하여 그 가운데 살아 있음이, 이러한 우리의 삶이 더욱 더 감사하고 감격스럽다. 대지어머니가 분비해 내는 젖으로, 영롱한 새벽이슬 먹고, 아침안개와 바람과 비와 햇빛과 밤의 달빛이 스며들고 이리저리 스치는 들 숲에 사는 온갖 생물의 정기와 사람의 손길과 우리들의 웃음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쑥쑥 자라난 쑥과 나물들과 쌈채들로 가득한 식탁에는 행복이 있고 감사가 있다. 웃음소리 끊이지 않고 지난날의 힘든 얘기들도 어느새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다 같이 공감하며 함께 즐거운 사건으로 흘려보낸다. 이렇게 여럿이 함께하는 식탁은 즐거워서 항상 얘기하며 먹다보면 너무 많이 먹게 되는데 끝날 때쯤에야 생각나는 것이 아 오늘도 나는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말았다. 시작은 또 내일로 미루자~~’ 내가 살이 안 빠지는 이유는 늘 이렇다. 그러나 어쩌랴 이런 삶이 좋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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