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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참여 게시판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작성일 2019.12.11
작성자 청바지목사

#1 거저 받았으니

 

몇 달 전이였죠.

어린이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어떤 여자분이 예배당을 문을 열고

들어오셨어요.

안절부절 하시더니

다시 나가시더군요.

예배를 멈출 수 없어서,

눈으로 인사만 드렸어요.

예배가 마치고 혹시나 해서

예배당 문을 열었는데,

끝나도록 가만히 기다리고 계셨더군요.

 

안녕하세요!’ 인사를 드리고

무슨 일로 오셨나요?” 물었습니다.

 

네 목사님!

저는 교회 근처에 사는 사람인데요.

교회 차를 보니 타이어가 많이 마모되었더군요.

교회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데,

혹시나 사고가 날까 봐 불안하고 걱정이 돼서요.

새 타이어로 교환해서 안전하게

타고 다니세요.”

말이 끝남과 동시에

흰 봉투를 건네주셨습니다.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고, 말문이 막히더군요.

사는 곳은 어디 신지, 어느 교회에 다니시는지,

이름은 무엇인지 물어보기도 전에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셨습니다.


주일 낮 설교 주제가 동역자에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이 얘기를 전하면서 조금 울먹거렸습니다.

하나님은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

나를 지켜보고,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동역자를 심어놓으셨구나.’

그 사실을 알게 되니 눈물이 나더군요.

교회 차량을 교체하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고,

마모된 타이어를 보면서도

타는 데까지 타자

심정으로 모른 척하고 있었거든요.

 

나는 모른 척하고 있었지만,

도움을 주신 그분의 눈에는

모른 척 지나치는 남의 문제가 아닌

내 문제로 여겨졌던 것이죠.

저보다 교회를 더 사랑하는 분이셨던 것이죠.

사랑과 안타까운 눈길로

주차된 차를 얼마나 자주 쳐다보셨을까요?
차를 지나칠 때마다 타이어를 유심히 쳐다보셨겠지요?

그 사랑의 마음에

무심했던 저의 모습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이제는 마음 편히 쳐다보실 거예요?

견고한 타이어로 안전하게 달리는 차를 보면서요.


#2 거저 주어라

 

지난 토요일 오후.

목사님 한 분을 만났습니다.

해남 시골 마을에서

평균 연령이 70대인 교인들과

즐겁게 목회하는 분을요.

40대의 젊은 목사님을 보니

대단하다는 말이 나오더군요.

왜 만났냐구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려구요.

 

저희 교회는

절기헌금은

100% 구제와 선교로 쓰입니다.

액수를 따지자면

형편없는 수치입니다만

누군가를 위해 쓰이는 것이

행복할 따름이죠.

추수 감사 헌금을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가 한 분의 목사님에게

슈트 한 벌을 선물하기로 했죠.


기본 가격이 있는지라,

부족할 것 같아서,

평소 친분이 있는 집사님에게

도움을 요청했죠.

집사님!

좋은 일 한 번 하시게요.

조금만 도와주시면,

한 분에게 큰 행복을 줄 수 있습니다.’

귀중한 손길들이 플러스&플러스 되어

행복 프로젝터를 진행했습니다.

 

슈트가 진열된 shop을 들러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시라고 했죠.

자주 가본 분들이야,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옷을 즐거운 마음으로

골라 입어보지만,

오랜만에 가본 분들은 어리둥절하시죠.

본인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한

옷을 고르고 골라,

피팅 룸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

최종 선택된 옷을 입어보고

소매와 바지 밑단 수선을 위해 길이를 재면서

약간의 미소를 보이시더군요.


지켜보는데 아쉬움이 남더군요.

그래서 콤비 재킷을 추가로 골라보자고 했습니다.

목사님은 부담스러운 눈빛을 보였지만,

더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shop을 빠져 나와 목사님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습니다.

목사님! 대단하십니다. 시골에서

어르신들 섬기며 목회하는 것이 참 대단하세요.”

이렇게 대답하시더군요.

별말씀을요. 저는 다른 목사님들에 비해

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 부끄럽습니다.”

그냥 듣고만 있을 수 없어

그분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목사님이 그곳에 머물러 있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예요. 힘내세요!”

 

이 분과의 첫 만남을 떠올려봅니다.

어느 목사님들의 모임에

자신의 삶을 얘기하는 시간이 있었거든요.

이 분이 나오셔서

시골에서 어르신들을 섬기며

목회하는 저의 심정이 조선에 와서

섬기던 언더우드 선교사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언더우드의 기도문을 읽으셨는데

이 대목에서 말문이 막혀 눈물을 훔치시더군요.

 

주께서 붙잡아 뚝 떨어뜨려 놓으신 듯한

이곳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고집스럽게 얼룩진 어둠뿐입니다.

어둠과 가난한 인습에 묶여 있는 조선 사람뿐입니다...

조선의 마음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해야 할 일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 순종하겠습니다.

겸손하게 순종할 때 주께서 일을 시작하시고

그 하시는 일을 우리들의 영적인 눈이

볼 수 있는 날이 있을 줄 믿나이다.”

 

이 만남 후로 목사님이 계속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무엇인가 힘을 주고 싶었습니다.

 

슈트 한 벌과 콤비 재킷이 택배로 도착했다며,

천사 미소를 날리며 보내준 사진을 보자마자

제 입가에도 웃음이 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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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정보

Evening Praise
월~금 19:00~19:30
제작 / 진행 김양희 집사

복잡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편안한 마음으로 찬양중심으로 하나님 은혜로 힐링할 수 있도록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