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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참여 게시판

천국에서 만나요 작성일 2016.12.23
<이모 : 영심이>

목포 유력가 최운채씨와 정봉애씨의 슬하 8남매중 5녀, 올해로 55세의 젊은 나이로 사랑하는 이모 고 최영심 집사님이 짧은 생을 마감했다. 어제 입관예배를 드리고, 오늘 발인하여 지금 화장을 위해 경기도 고양시로 이동하는 중이다.

내가 꼬마 때 부터 많이 따랐던 이모는 늘 웃는 얼굴이었다. 쥐어짜내봐도 이모의 찡그린 얼굴을 기억해 내기 어려울 정도다. 처음 권투 이모부(이모부가 권투선수 출신이라 우린 그렇게 불렀다)를 가족들에 소개하던 날 외갓집 이층에서 가족들을 위해 돈가스를 튀겨 방울 토마토와 마요네즈에 비빈 마카로니를 내어놓던 이모의 모습이 기억난다. 당시엔 경양식집에나 가야 먹을 수 있던 음식이었는데, 그만큼 여성스럽고 손 맛도 좋은 그런 분이셨다. 

내가 국민학교를 다닐 당시 KBS에서 영심이라는 만화시리즈물이 방영중이었는데, 주제가가 나오면 이모 들으라고 더 크게 목청높여 따라 부르곤 했는데 그때마다 너 참 귀엽다는 듯한 얼굴로 날 바라보고 말없이 웃던 그 얼굴이 기억이 난다.

지방 명문인 목포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모는 대학에 원서내던 날 외할머니가 빈 봉투만 챙겨오고 정작 원서를 빼놓고 온 통에 강제 재수를 했다고 한다. 12년을 준비하고도 동기들과 함께 진학할 수 없던 그 마음이 어땠을까 싶다.

대학에 진학한 이모는 찬양동아리에 들어 소록도 등 낮은 곳에서 찬양사역을 하곤 하셨다고 한다. 그 삼십몇년 전 동아리 친구들이 어제 장례식장에서 화음으로 뜨겁게 이모 가시는 길을 빛내주었다. 그들 눈에 흐르는 눈물을 보며 내가 모르던 이모의 단면을 보았다.

그건 그렇고 모이면 접시가 여러장 깨지는 시끄러운 최씨일가의 모임에도 한 쪽에서 늘 언제나 조용히 웃고 있는 이모의 모습은 언제봐도 편안했다. 

또 2006년 내가 견습선교사로 인도에 파송받던 때, 파송 예배에서 우리 엄마보다도 더 많이 울던 이모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눈물로, 기도로 얼마나 많은 밤을 중보하며 기도로 동역하셨을까..

2년여 전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그 동안 서른여덟번의 지긋지긋한 항암치료는 그녀를 지치게 했을법도 한데, 지난주 문병 갔을 때 뵈었던 얼굴은 여전히 빛을 잃지 않았었다. 기도만 하면 눈물이 난다는 이모가 때론 신기하게도 느껴졌다. 어떤 고난도 주님과 그녀의 동행을 막을 수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어제 입관식에서 늘 장난끼 넘치고, 어디서나 분위기 메이커인 이모부의 눈물을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보게되었다. 마지막으로 이모 얼굴을 부여잡고 뜨겁게 눈물 흘리던 그는 "여보, 당신 참 아름다웠소. 내 당신 말한대로 살게. 그렇게 당신이 이야기한대로 살다가 천국에서 만납시다 여보 사랑해." 

이모는 가족들에게 뿐만 아니라 시댁식구들, 이웃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았고, 또 그의 삶을 통해 많은 이들이 주께로 돌아오게 했다. 

이모가 가장 좋아하던 찬송가는 442장 저 장미꽃 위에 이슬이다. 그 마지막 가사는 이렇다. '주님 나와 동행을 하면서 나를 친구 삼으셨네 우리 서로 받은 그 기쁨을 알 사람이 없도다'  

이모는 주님의 진정한 친구였고, 이제 남겨진 우리는 이모가 주님과 서로 주고받은 그 사랑의 깊이를 알 길이 없다. 영심이모와 주님 둘만의 아름다운 비밀인 셈이다.

이모.. 영심이 이모.. 너무 빨리 가서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만, 훌륭하게 자녀들(유일, 유지영) 길러 내셨으니 이제 편히 눈 감으시길 바래요. 

우리 천국에서 만나요. 사랑해요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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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그리고 이야기
토요일 11:00~11:40
제작 최시원PD / 진행 최준곤 지사장